FEATUREDLatestNews연재

심기자의 한국세법 이야기–16번째 이야기

출산장려금 1억을 쾌척한 회장님의 고민…바로 세금   

한국에 가장 큰 사회문제중의 하나는 출산율 저하일 것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출산율이 감소함에 따라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한국의 미래사회에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지난 2월 한국의 부영그룹이 아이를 낳은 임직원에게 1명당 1억 원을 지급하는 출산장려금을 신설해 이목을 끌었다. 그런데 세금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소득이 1억 원이 잡히면 3천 만원은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문제였다.

지급된 출산장려금이 근로소득으로 잡히면 3천만 원 안팎을 근로소득세로 내야한다.  근로소득은 과세표준 구간별로 15%와 24%, 35%, 38%의 세율이 적용돼, 기존 연봉이 5천만 원이었다면, 총 1억 5천만 원이 소득으로 잡혀 3천만 원 넘는 세금이 부과된다.

이로 인해 부영측은 다른 방법을 고심 중에 있었다. 그들이 생각해낸 방법 중의 하나가 증여방식을 적용해 증여세 1천만 원만 내면 되도록 했지만, 고용관계에서 증여 방식이 합당한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다.

이런 기사가 난 후 같은 달 2월 이와 관련된 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됐다. 한국경제가 지난 2월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원하는 출산장려금을 회사의 ‘비용’(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인정해주는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주부터 즉시 시행하겠다는 것이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입법예고 기간이 종료된 소득세·법인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각각 제55조와 19조에 근로자 출산·양육지원금을 필요경비 및 손금에 추가하는 조항을 넣었다. 이번 시행령 통과를 계기로 이른바 출산지원금이 세무회계상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생겼다.

기재부는 기업이 제공하는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를 월 20만원에서 증액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초 비과세 한도는 월 10만원이었는데, 올해부터 20만원으로 높아졌다. 기재부는 일정액까지는 출산·보육수당으로 비과세해주고 부영처럼 거액의 출산장려금이 일시 지급되는 경우 비과세 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은 증여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으로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대신 장기 유급휴직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기재부의 과제다. 이 경우 유급휴직을 이른바 ‘무형의 출산장려금’으로 분류해 손금에 산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러한 정부의 시행령 개정발표 이후 대기업들도 출산장려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CBS 노컷뉴스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HD현대는 계열사 직원 본인 임신 및 출산시 각각 500만 원씩 총 1천만 원의 축하금을 지급하고 있다. 법정 출산휴가 90일 외에 특별 출산 휴가 1개월도 유급으로 제공한다. 아울러 법정육아휴직 외에 자녀를 위한 ‘자녀돌봄휴직’제도를 최대 6개월까지 이용가능하다. 3개월은 유급이고 3개월은 무급이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더하면 최대 4개월의 유급 휴가 및 휴직이 제공되는 것이다. 아울러 직원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3년 간 총 1800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한다.

현대차는 직원 자녀 출산시 첫째 300만 원, 둘째 400만 원, 셋째 이상 500만 원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본인 또는 배우자가 출산 예정이거나 출산 후 1년 이내인 직원을 대상으로 회사와 제휴된 호텔.리조트에서 숙박 및 식사를 제공한다. 아울러 본인 또는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바우처를 지원하는데 첫째 50만 원, 둘째 50만 원, 셋째 이상 150만 원을 지원한다.

포스코는 직원이 자녀를 출산 때마다 5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고 첫째 자녀 출산시 300만 원, 둘째 이상 출산시 5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KT는 직원 본인 임신시 200만 원, 출산시 300만 원을 지급한다. 아울러 만 5세~15세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60만 원을 지급한다.

삼성전자는 직원 자녀 출산시 첫째 30만 원, 둘째 50만 원, 셋째 100만 원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15일의 배우자 유급휴가(다태아시 20일)를 운영하고 임산부 주차장과 통근버스 배려석 등이 제공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