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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에서 3명의 외국인 남성 살해된 채 발견…가해자들 자동차 부품 훔치려다 총격가해

주검찰 15m 깊이의 우물에서 시신 발견해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주에서 3명의 외국인 남성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엔세나다(Ensenada)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고 있었던 관광객으로 지난 26일부터 실종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호주에서 온 제이크와 컬럼 로빈슨 형제와 잭 카터라는 이름의 미국인으로 밝혀졌다. 주 검찰에 따르면 멕시코 국적자 3명이 이미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건은 페이스북 Talk Baja 커뮤니티에 제이크와 컬럼의 어머니인 데브라 로빈슨 여사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그룹은 120,000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멕시코의 바하 칼리포르니아를 여행하기 위한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다.

로빈슨 여사는 해당 커뮤니티에 지난 1일 “제 두 아이를 본 적이 있는 분들께 글을 씁니다. 4월 27일 토요일부터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 이후로도 그녀의 두 아들과 미국인 잭 카터는 숙소에 도착하지 못했고, 그들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앞서 세 사람은 로사리토(Rosarito) 근처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를 예약했다. 어머니에 따르면 이들은 칼리포르니아 번호판 70189W1의 쉐보레 콜로라도 밴을 타고 여행 중이었다.

호주 언론 매체 WA 투데이는 호주 외교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영사 지원이 제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 정부는 멕시코를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멕시코의 폭력 범죄 위협으로 인해 극도의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정부 웹사이트 스마트 트래블러는 멕시코에서 마약 밀매와 관련된 폭력 범죄가 만연해 있으며 공공장소에서 총격, 수류탄 공격,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한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멕시코의 북부 국경과 태평양 연안에 여행시에는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리아 엘레나 안드라데(María Elena Andrade) 바하 칼리포르니아 주 검사는 지난 2일 세 나라 간의 협력을 통해 용의자들을 찾고 있으며 연방수사국(FBI), 미국 영사관 및 호주 영사관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현재 주 법무장관실에서 실종자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멕시코 국적자 3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또한 세 남성이 타고 있던 밴이 사건과 관련된 증거와 함께 발견됐음을 확인했다.

호주 언론은 호주와 멕시코의 범죄율을 비교하면서 이 사건을 보도했다. 호주 ABC는 “멕시코에서는 2022년에 인구 10만 명당 28,701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호주의 범죄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2,118건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BC는 멕시코에서 발생했던 다른 호주인 실종사건을 언급했다. 딘 루카스와 아담 콜먼 형제가 바하 칼리포르니아에서 살해된 지 9년째라는 것이다. 이들은 캐러밴을 타고 여행하던 도중 불에 탄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그들이 강도를 만나 이를 저항하자 살해당했다고 발표했고,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 해당 언론사는 멕시코에서는 연간 3만 건이 넘는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10만 명 이상이 실종자로 기록되며, 범죄의 95%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 2일 바하 칼리포르니아주의 또 다른 인기 서핑 명소인 푼타 산 호세(Punta San José)에서 약 15킬로미터 떨어진 라보카나 데 산토 토마스(La Bocana de Santo Tomás)라고 불리는 시골길에서 피해자들이 머물렀던 캠프가 발견됐다. 주 검찰은 이곳을 전화나 인터넷 신호조차 없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그들의 텐트가 불에 탄 채 발견됐는데, 엘레나 안드라데 검사는 “텐트에 있던 막대, 총기 케이스, 일부 플라스틱 병, 혈흔과 그들이 끌려간 흔적 등을 발견했다”며 “3명의 외국인은 폭력적인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됐고, 다른 곳으로 끌려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루 뒤 캠프에서 약 6km 떨어진 15미터 깊이의 우물에서 그들의 시신이 발견됐다. 안드라데는 시신을 수습하는 데 몇 시간이 걸렸으며, 5일 오후에 가족들이 피해자들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이 소유한 흰색 콜로라도 밴을 보고 차량을 탈취해 타이어와 기타 부품을 제거한 후 자신들의 차량에 싣고 가려는 의도로 접근했다 “며, “범인들이 접근해 피해자들을 놀라게 했을 때 피해자들이 저항했고, 그들은 총기를 꺼내 피해자들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들 세 명에게 총격을 가했고 우물에 던져 없애려고 했다고 주검찰은 덧붙였다.

엘레나 안드라데 검사는 “결국 이들은 외국인 관광객을 노린 것이라기 보다는 차량을 훔치려는 의도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인들은 피해자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사건으로 세 명이 체포됐다. 주요 용의자는 헤수스 헤라르도(Jesús Gerardo) ‘N’ ‘N’(가명)로 범죄전과가 있으며 일명 엘 케카스(El Kekas)라고 불린다. 엘 케카스의 여자친구와 동생이 함께 체포됐는데, 이들의 연루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엘 케카스의 여자친구는 피해자의 휴대폰을 소지한 채 체포됐다. 피해자들의 쉐보레 콜로라도 밴은 사건 현장에서 약 6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다.

지난 5일 엔세나다에서 약 500명의 서퍼들은 치안강화를 촉구하는 시위집회를 열었다. 이 사건이 알려진 페이스북 커뮤니티 Talk Baja 에서는 안전 수칙과 안전한 캠핑을 위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마리나 델 필라르 아빌라(Marina del Pilar Ávila) 주지사는 “바하 칼리포르니아는 전 세계에서 방문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 위해 안전한 관광이 가능한 주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이 어려운 시기에 가족들에게 애도와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멕시코 내무부에 따르면 바하 칼리포르니아에는 2,700명 이상의 실종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하칼리포르니아 주 당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팬데믹 기간 동안 주 범죄 발생건수는 7,098건으로 7,831건을 기록한 2020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2년 7,143건, 2023년에는 8,010건이, 2024년에는 9,929건으로 2021년에 비해 40%나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