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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 헬기사고, 현지 언론들의 이기심이 중국인이 한국인이 되는 오보로 이어졌다…그들은 ‘히말라야 게임’도 모르나?

지난 14일 멕시코시티 코요아칸에서 헬기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원인은 엔진고장인 것으로 나타났고, 헬기에 탑승했던 1명의 조종사와 2명의 승객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헬기 조종사 이름은 아르만도 세르반테스 (Armando Cervantes), 승객 중 한 명은 사무엘 리천(Samuel Lee Zhen),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비주안 마(Biyuan Ma)로 밝혀졌고, 이들은 커플로 멕시코시티를 헬기로 여행하다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그러나 멕시코 언론들은 앞다투어 사망한 승객들을 coreanos, 한국인이라고 보도했다. 현재는 추가기사로 이들의 국적을 중국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과도 없고 한국인이라는 기사는 아직도 버젓이 존재한다.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 한가지 덧붙이자면, KMNEWS는 사망자를 보도할 때 이름에 대한 설명만 있었지 이들이 멕시코인이라는 보도는 한 적이 없다. 또한 기사를 쓰면서도 멕시코인이 아닌 외국인이나 미국인으로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멕시코시티 사람이 멕시코시티 상공을 여행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다만 사고 초기 발표이기 때문에 비주안(Biyuan)을 브라이얀(Brayan)이라고 명시한 부분은 있었다. 이 부분은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으켰으니 KMNEWS 독자분들께 사과를 드리는 바이다.

이러한 오보 소식을 접하면서 기자는 왜 한국인으로 보도 됐을까라는 데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아시아인이 서양국가에서 사고가 나면 한국인이었어도 처음에는 중국인으로 오보가 났던 것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기자는 여러 생각들이 뇌리를 스쳤다. ‘BTS의 인기로 한국의 국격이 올라간 것일까?’ 혹은 ‘이젠 아시아인하면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을 먼저 생각하게 됐는가’ 등, 그러나 아직 멕시코 사회에서는 아시아인하면 중국인을 먼저 떠올린다. 결국 이 문제는 국격, BTS 등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이들을 한국인으로 보도하게 만들었는가. 이건 KMNEWS가 이 사건 취재과정을 돌이켜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 오보사건은 우리 한국에서 유행하는 한 게임을 떠올리면 이 사건은 쉽게 이해된다.

‘히말라야 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히말라야를 다섯 번 말하게 하고 질문한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은?” 이렇게 질문할 때 아무 생각이 없으면 ‘히말라야’라고 답한다. 이 질문의 답은 당연히 에베레스트다. 어떤 연상작용에 의한 오해를 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중국인을 한국인으로 한 오보는 모든 주요언론들이 히말라야 게임에 말려든 케이스다.

헬기추락사고가 난 후 아래 사진과 같은 기사들이 떴다.

해당 기사들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과거에 사고헬기를 탔던 유명한 사람들 인플루언서들의 얘기다. 유명한 사람들이 탔던 헬리콥터가 지난 14일 추락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해당 헬기는 멕시코에서 비행관광서비스를 제공하는 렛츠플라이라는 회사가 소유한 헬리콥터로 헬리돔(Helidom)사가 제작한 벨 헬리콥터 텍스트론 모델 206B이라고 기사에 소개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이 헬기에 미국인 인플루언서와 한국인 인플루언서가 탔었다고 전했다. 기사를 대충 읽으면 ‘인플루언서들이 탄 헬기가 추락했다’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더군다나 지난 14일에서 15일사이 이 기사는 구글에서 주요 기사란을 차지했다. 이 기사를 잘 읽어보면 2021년 멕시코에 있는 한 한인 인플루언서가 이 기종의 헬기를 탔었다는 내용이 전부다.

해당 헬리콥터와 유명인의 이야기를 연결 지으면서 조회수나 올려보자는 얄팍한 수법인 것이다. 이런 것들이 ‘쓰레기 기사’ 혹은 ‘기레기 기사’로 불리는 것이다.

아직 스페인어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도 한인이 사고가 난 것으로 착각할 뻔했었다. 그리고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니 사고관련 내용도 아니고 헬기 선전기사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스페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멕시코인들이 그것도 기자라는 사람들이 히말라야 게임에 말려들었다. 당국에서 사망자를 발표할 때 아시아인이라고 했고, 스페인어식 이름도 아니었으며, 그 한인 인플루언서가 기자들 뇌리에 계속 스쳐 지나갔을 것이다.

결국 예상했던 일이 벌어졌다. 사망한 한국인이 코리안 인플루언서 아니냐는 내용이 아래와 같이 댓글에 실리기 시작했다. KMNEWS도 댓글에 사고를 당한 사람은 한국인이 아니고 중국인으로 고쳐달라는 댓글을 남겼다.

멕시코 언론의 이기심이 어리석음으로 바뀌면서 멀쩡히 살아있는 한국인을 사망해 이르게 한 우까지 범했다.

이 오보는 아무리 멕시코 대형언론사라도 그 편집실 데스크 시스템이 치밀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