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DLatestNews미주뉴스

트럼프 행정부, 6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이민자 감소

불법 이민자 주요 거주지 40년 동안 큰 변화 없어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수가 2023년 기준 1400만 명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전체 이민자 수는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당파 연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21일 발표한 추정치에 따르면, 불법 체류 이민자는 지난 2년간 350만 명 증가해 기존 110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되던 수치를 크게 넘어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이민 정책을 시행하면서 최근 감소세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퓨리서치센터 수석 인구통계학자인 제프 파셀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2023년 기준으로 불법 체류 이민자의 40% 이상이 당장 추방을 피할 수 있는 합법적 신분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대부분은 임시적 신분이었지만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고 노동 허가를 가진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이민자 수는 지난 반세기 동안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2025년 1월 기준 미국에는 사상 최대인 5330만 명의 이민자가 거주하며 전체 인구의 15.8%를 차지했으나, 6월에는 이민자 출국 및 추방이 신규 유입을 앞질러 5190만 명(15.4%)으로 줄었다.

퓨리서치센터는 이러한 감소 현상이 이민자 가구의 조사 응답률 저하 등 기술적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실제로는 강제집행 확대, 망명 신청 감소, 그리고 이동 패턴 변화가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국토안보부(DHS)는 지난 1월 이후 160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미국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티 노엄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를 대규모 성과라고 강조하며 “이는 더 안전한 거리, 납세자 절감, 학교와 병원 서비스 부담 완화, 미국인에게 더 나은 일자리 기회 제공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공약인 대규모 추방을 이행하기 위해 불법 체류 이민자 수백만 명을 제거할 것을 행정부에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앞서 2024년 6월 바이든 당시 대통령은 망명 신청 제한을 강화해 국경 유입을 크게 줄였고, 2025년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 동안 181건의 행정명령을 단행해 망명 제도를 사실상 폐쇄하고 체포·추방을 대폭 확대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이러한 조치들이 불법 이민자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면서도, “단 두 시점의 데이터만으로 실제 감소폭을 정확히 단정할 수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2023년 미국 내 불법 체류 노동자는 970만 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전체 노동력의 5.6%를 차지했다. 건설, 농업, 여가·접객업 등이 대표적인 고용 산업이었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에는 전체 노동 인구 중 이민자의 비중이 20%에서 19%로 하락해 75만 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과 접객업 등 불법 이민자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여전히 큰 영향을 받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공식적인 지원 대책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퓨리서치센터는 “불법 이민자들의 주요 거주지는 지난 40여 년 동안 큰 변동이 없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곳은 캘리포니아(230만 명), 텍사스(210만 명), 플로리다(160만 명)였으며, 최근 2년간 플로리다는 70만 명, 텍사스는 45만 명, 캘리포니아는 42만 5천 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저지, 일리노이,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8개 주에서도 7만 5천 명 이상 증가했다.

반면 뉴욕, 애리조나, 네바다, 뉴멕시코, 오리건 등 6개 주는 2007년 대비 불법 이민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 센터의 파셀 연구원은 “이민자 수가 소폭 증감하더라도 전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로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미국 사회는 역사적으로 늘 ‘이전의 이민자는 좋은 이민자였지만 지금 들어오는 이민자는 다르다’는 인식을 반복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5년 데이터는 예비 단계이며 앞으로 변화할 수 있다”며 장기적 감소세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및 사진: 뉴스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