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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교외서 ICE 단속 중 불법체류자 사망

시카고 교외 프랭클린 파크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차량 정지 단속을 하던 중, 도주를 시도한 불법체류자 실베리오 비예가스-곤살레스(Silverio Villegas-Gonzalez)가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지난 12일 당국이 밝혔다. 이 과정에서 요원 한 명도 부상을 입었다.

ICE는 성명에서 “오늘 아침 시카고에서 ICE 요원들이 특정 단속 활동 중 차량을 정지시켰으나, 용의자가 저항하며 차량을 요원들에게 돌진시켜 한 명을 치고 끌고 갔다. 목숨이 위태로워진 요원이 총을 발사해 용의자를 맞혔다. 양측 모두 즉시 응급 치료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용의자는 사망 판정을 받았고 요원은 중상을 입었으나 상태는 안정적이다”라고 밝혔다.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이번 단속 대상은 난폭 운전 전력이 있는 불법이민자 비예가스-곤살레스였다. 트리샤 맥러플린 국토안보부 차관보는 성명에서 “부상당한 요원의 빠른 회복을 기도한다. 그는 훈련에 따라 적절한 무력을 사용했고, 공공과 법 집행을 보호하기 위해 법을 집행했다”고 말했다.

사건은 ICE가 시카고 지역에서 ‘미드웨이 블리츠(Midway Blitz)’라 명명한 집중 이민단속을 시작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발생했다. 이날 프랭클린 파크에서 불과 6마일 떨어진 브로드뷰 ICE 처리센터 앞에서는 이민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하루 종일 이어졌고, 일부 시위대는 연방 요원들과 충돌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시위자가 페퍼볼에 다리를 맞는 사건도 발생했다.

인근 타이어 상점 직원은 현장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평범한 교통사고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엄청난 경찰, 군, FBI 인력이 몰려와 지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가게 CCTV 영상에 총성이 들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고도 전했다. 사고 차량은 회색 세단으로, 인근 트럭에 충돌한 상태였으며 운전석 창문은 열린 채였다. 목격자 촬영 영상에는 ICE 요원들이 차량 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를 잡아당기다 유리를 깨고 내부에서 잠금을 해제하는 장면도 담겼다.

일리노이 이민·난민 권리연합(ICIRR)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실베리오의 가족과 이웃들과 함께 슬퍼한다. ICE의 이번 행위는 최근 시카고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과도하고 공격적인 단속 전술의 극단적 사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추방 기계가 통제 불능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인근 주민은 언론에 “비예가스-곤살레스는 성실히 일하고 이웃들에게 좋은 사람이었다. 과거 내 차를 긁었을 때 직접 와서 고쳐주겠다고 했던 일도 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그가 영어를 못해 두려움에 저항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축하하는 듯한 SNS 반응을 보니 너무 역겨운 세상”이라고 말했다.

브로드뷰 ICE 시설 앞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수십 명이 모여 “수치스럽다(Shame on you)”를 외치며 요원들과 대치했다. 일부 영상에서는 ICE 특수반이 시위대의 추격을 받으며 후퇴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번 총격과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시카고 지역을 포함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불법 이민 단속 강화를 공언한 가운데 발생했다. 그는 범죄 대응을 위해 군 투입 가능성까지 언급했으나, 시카고 시장 브랜든 존슨과 일리노이주지사 제이비 프리츠커(민주당)는 강력히 반대하며 저항을 촉구하고 있다.

<출처 및 사진 :  P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