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멕시코 관세논란, USMCA 미래 위협
미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에 부과한 관세가 신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미국식 표기, T-MEC; 멕시코식 표기)을 위반하고 있으며, 2026년 예정된 협정 재검토 과정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멕시코 경제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멕시코 전국 마킬라도라·수출제조산업위원회(Index)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철강·알루미늄 등 전략적 원자재에 대한 제232조 관세가 협정 위반에 해당하며, 북미 생산 통합의 미래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움베르토 마르티네스 칸투 Index 회장은 자엘 두란 로페즈 사무총장, 이스라엘 모랄레스 미·멕시코 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른바 안전보장 명목의 관세와 ‘상호적 관세’가 멕시코 수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232조 관세는 T-MEC이 보장한 무관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모랄레스 위원장은 멕시코 산업계가 이미 연방정부와 함께 방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Index는 당장 취한 조치로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상품을 모두 ‘T-MEC 원산지’로 인증해 이민·안보 문제와 연계된 관세를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철강·알루미늄의 경우 ‘미국 내 제련·압연’ 요건이 멕시코 생산업체를 밀어내는 실정이다.
워싱턴에서의 직접 로비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Index USA의 세르히오 고메스 로라는 “멕시코는 경쟁자가 아닌 전략적 동반자임을 강조하고 있다”며 “멕시코의 수출은 미국산 부품을 포함하기 때문에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멕시코는 중국·영국·독일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미국산 제품을 수입한다”고 부연했다.
협정 재검토가 다가오면서 Index는 멕시코 정부와 경제 단체들과 함께 자유무역 원칙을 지키기 위한 전략을 준비 중이다. 모랄레스 위원장은 “2000년 이후 사실상 미국·캐나다와 무관세 체제를 유지해왔고, 이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UBS 멕시코의 가브리엘라 소니 투자전략본부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양자 협정과 부문별 관세를 통해 “벽돌 하나하나로 관세 장벽을 쌓아왔다”고 비유했다. 그러나 그는 “그 벽에는 수많은 구멍이 있다”며, 예외와 면제가 실제 관세율을 낮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니 본부장은 “멕시코와 캐나다는 각각 25%, 35%의 관세에 직면했지만, 전체 수출의 90%는 여전히 무관세로 미국에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UBS에 따르면 미국의 실질 평균 관세율은 이미 18%로, 1935년 이후 최고치이며 트럼프 집권 이전의 2.5%에서 급등한 수치다. UBS는 이 수치가 2026년 중반쯤 15%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30~40%의 높은 관세가 유지되고, T-MEC 회원국은 더 낮은 수준을 적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협상 전망에 대해 소니 본부장은 “협상은 어렵겠지만 미·멕시코 간 경제적 상호의존도가 너무 깊어 탈동조화는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기적으로 멕시코는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재편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멕시코의 전망이 상대적으로 밝다”고 덧붙였다.
<출처 및 사진 EL Financi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