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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 주지사 “트럼프, 시카고에 군대 보낼 ‘법적 권한’ 전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 경찰을 연방 지휘하에 두고 주방위군을 이 도시로 배치했으며, 뉴욕·로스앤젤레스·시카고도 다음이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워싱턴D.C.의 범죄 대응을 위해 주방위군을 투입한다고 밝히며, 시카고 등 다른 주요 도시에도 같은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연방정부가 시카고에 군대를 파견할 법적 권한이 전혀 없다며 이를 일축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행동을 나치 독일 시절에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팸 본디 법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가의 수도를 범죄, 살육, 혼란, 비참함 등에서 구하기 위해 주방위군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D.C. 메트로폴리탄 경찰청에 대한 연방 차원의 직접 지휘권을 발동했다.

트럼프는 이어 뉴욕·로스앤젤레스·시카고 같은 민주당 주도의 도시들에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들 도시와 D.C.는 최근 들어 폭력 범죄가 크게 감소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과 프리츠커 주지사를 비난했다. 그는 “아주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필요하다면 시카고에도 같은 일을 할 것이다. 시카고는 재앙”이라며, “그곳 시장은 완전히 무능한 사람이고, 주지사도 마찬가지다. 프리츠커는 무능하다”고 말했다.

시카고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과 그 이후 살인·강도·폭력 사건이 급증했으나, 올해 시카고는 대부분의 범죄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8월 9일까지 시카고의 살인 사건은 246건으로, 2024년 같은 기간 359건에서 줄었다. 강도는 32%, 총격 사건은 39% 감소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같은 날 열린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연방정부가 시카고나 다른 미국 도시들에 군대를 파견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민간 치안 활동에 연방군 투입을 제한하는 ‘포세 코미타투스 법(Posse Comitatus Act)’을 근거로 들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D.C.는 주가 아니기 때문에 연방정부가 경찰과 다른 사무에 대해 추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법을 무시하고 시카고에 주방위군이나 다른 부대를 보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프리츠커 주지사는 지난 6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단속 시위 기간 로스앤젤레스에 수천 명의 주방위군과 수백 명의 해병대를 파견한 조치가 불법이라며 제기된 소송을 언급했다. 당시 법원은 초기에 불법 판결을 내렸지만, 항소심에서 파견이 허용됐고 현재 대부분의 병력이 철수한 상태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대부분의 법률 전문가들과 나에게는 그가 그럴 권리나 능력이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그렇지만, 1930년대 독일의 나치가 헌정 공화국을 무너뜨리는 데 단 5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일을 하려는 듯한 대통령을 두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리츠커는 2028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비판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주, 텍사스 주의회에서 공화당의 선거구 재조정안을 저지하기 위해 주를 떠난 민주당 의원들을 일리노이로 환영한 바 있었다.

존슨 시장 역시 올해 1월 이후 거의 모든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 정책을 비판해왔다.

존슨 시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카고 범죄에 대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주요 도시에 영향을 미치는 폭력 방지 기금과 프로그램을 복원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카고를 더 안전하게 만들고 싶다면, 범죄와 폭력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폭력 방지 프로그램 자금을 즉시 지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주방위군 투입은 우리 도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공공 안전 노력을 약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출처 및 사진: Block Club Chic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