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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율 관세 여파로 물가 상승…트럼프와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고율 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의 생활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는 2024년 선거에서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 인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통령과 워싱턴의 공화당 의원들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6개월 넘게 지난 현재, 식료품과 자동차 등 필수품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으며, 이와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과 경제 운영에 대한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값싼 패스트푸드 가격마저도 논란이 되고 있으며, 소셜미디어에는 맥도날드 해시브라운과 코카콜라 가격을 두고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달걀 가격은 다소 내렸지만, 1년 전보다 한 다스당 평균 64센트 비싸고, 닭고기·다진 소고기·오렌지 주스 가격은 지난해보다 여전히 높다.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 인플레이션은 2.7%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정책 입안자들은 물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를 주저하는 주요 이유이며, 제롬 파월 의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긴장 요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가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해, 캐나다·유럽연합·일본·한국·베트남 등 주요 교역국에서 들여오는 상품에 부과된 고율 관세로 인해 4인 가구 기준 연간 2,400달러 이상 추가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 공화당 전략가는 “물가와 생활비 문제가 내년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그렇게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입 비용을 낮춰 경기를 부양하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오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유권자들이 경제와 소득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화당 중진이자 전략가인 빈 웨버 전 하원 지도부 의원은 “공화당이 물가를 낮추겠다고 한 것은 다소 실수였다”며, 인플레이션 억제와 가격 인하는 별개의 문제이고 실제 가격 인하는 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휘발유처럼 특정 품목은 가능하지만, 전반적인 가격 하락은 전통적으로 경기 침체와 연관된 디플레이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유력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휘트 아이어스는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두 가지 핵심 이유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 부양”이라며, 이 두 과제의 진전 여부가 앞으로 대통령의 직무 지지율과 공화당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4월 2일 ‘해방의 날’로 명명된 대규모 상호관세 발표 이후, 여론조사에서 경제 상황을 ‘트럼프의 경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37%로 하락했으며, 경제 분야 지지율은 3월 41%에서 37%로 떨어졌다. 매사추세츠대 앰허스트 캠퍼스 조사에서도 직무 지지율은 38%, ‘일자리’ 분야는 37%, ‘관세’ 분야는 31%에 그쳤다.

예일대 예산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단기적으로 물가가 1.8% 오르고, 평균 가계에 연간 2,400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소비자가 체감하는 평균 실질 관세율은 18.6%로, 193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정치적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조시 하울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말 관세로 인한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미국인에게 600달러씩 지급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4인 가족은 2,400달러를 받게 되며, 관세 수입이 예상보다 많으면 더 높은 환급이 가능하다. 같은 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은 4월 동료 의원들에게 1930년 스무트-하울리 관세법 제정이 1932년 선거에서 공화당의 참패와 수십 년간 의회 권력 상실로 이어졌다는 역사적 사례를 경고하며 “관세의 경제학은 나쁘고, 정치학은 더 나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낮은 지지율 속에서도 생활비 상승 문제를 내년 중간선거에서의 승리의 기회로 보고 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뉴욕)는 6일 뉴욕주 북부 지역을 돌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물가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강조했다. 그는 나이아가라폴스 행사에서 캐나다에 대한 35% 관세를 “파괴적”이라고 규정하고, 전반적인 관세를 “뉴욕주 북부 경제의 심장을 겨누는 단검”이라고 비판했다.

또 뉴잉글랜드 지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세제 혜택을 대폭 축소한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서명한 이후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다며 환경보호청(EPA) 리 젤딘 청장에게 공개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수요는 폭증하는데, 귀하의 정책은 태양광·풍력 같은 가장 저렴하고 신속하게 공급 가능한 에너지원의 비용을 올리고, 인허가 장벽을 높이며, 시장에 불확실성을 주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전략가 론 본진 전 상·하원 지도부 보좌관은 “유권자는 지갑을 보고 투표하며,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경제와 인플레이션 대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만큼, 민주당이 이 문제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조직과 메시지 부재로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전통적으로는 공화당이 하원을 잃을 시점이지만, 지금은 어떤 방향으로든 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선거 15개월 전인 지금, 결국 선거 직전 몇 달 동안의 경제 상황이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더힐>

<사진 – AI 생성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