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하다하다 중국 유학생들에게 까지…”
FBI, 미국내 중국 유학생 대상 ‘가짜 중국 경찰’ 사기 주의보 발령

중국 당국 수사 가장해 금전 요구…심리적 고통도 커
FBI가 중국 유학생을 노리는 정교한 사기 수법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FBI 필라델피아 지국은 지난 4일 발표한 권고문에서, 2022년 이후 중국 경찰을 사칭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접근하고 돈을 가로채는 사기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기범들은 특히 필라델피아 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 유학생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사기범들은 전화를 통해 피해자에게 “중국에서 금융 범죄 혐의로 수사 중이며, 체포를 피하려면 돈을 보내야 한다”고 협박한다. FBI는 이 사기 수법이 단순한 금전적 피해를 넘어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FBI 필라델피아 지국장 웨인 제이콥스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역 사회와 교육기관, 수사기관들과 협력해 피해자 식별과 지원에 힘쓰고 있다”며 “이 범죄로 인해 많은 피해자들이 깊은 불안과 고통을 겪고 있다. FBI는 끝까지 이들을 추적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지국에 따르면, 이 사기는 주로 4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범죄자들은 중국 대사관, 배송업체, 대형 유통업체, 혹은 중국 통신사 번호를 도용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건다. 이후,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금융 사기 사건과 연루돼 있다는 설명과 함께 “중국 지방 공안국 수사관”을 사칭하는 인물로 전화를 넘긴다.
범죄자들은 피해자들에게 중국으로 돌아가 재판을 받거나 체포될 수 있다고 협박한다. 또한 수사 민감성이나 무죄 증명 등을 이유로 24시간 영상·음성 감시에 동의하도록 강요하고, 가족이나 지인과의 연락 차단, 인터넷 검색 금지, 일일 보고 의무까지 지운다.
마지막으로 피해자에게는 무죄를 입증하거나 보석금을 낸다는 명목으로 중국 내 은행 계좌로 거액을 송금하라는 지시가 내려진다.
FBI는 이런 사기 행각에 당한 경우 인터넷범죄신고센터(IC3)나 지역 FBI 지국에 신고할 것을 당부하며, 각 대학에도 캠퍼스 보안팀을 통해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것을 요청했다.
FBI는 이들 사기범들이 중국 내에서 활동 중이며 금전적 동기를 가진 범죄 조직이라고 밝혔다. FBI 팟캐스트 ‘Inside the FBI’ 5월 방송에 따르면, 이들의 수법은 실제 중국 정부가 해외 중국인을 압박하는 ‘초국경 탄압’ 방식과 유사하다.
방송 내레이터는 “이들은 중국 공안으로 위장하며 피해자들을 협박하고, 침묵을 강요하거나 물리적 위협을 가한다. 이는 외국 정부가 국경 밖 자국민을 억압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사기범들은 영상통화에서 실제 경찰처럼 보이기 위해 유니폼과 배지를 착용하고, 체포영장을 가장한 문서나 법정처럼 보이는 장소에서 통화를 진행하기도 한다.
방송에 출연한 FBI 요원 윌은 “이들은 누구든 돈만 있으면 표적이 된다. 이 돈은 결국 자금 세탁, 마약 범죄, 신분 도용 같은 다른 범죄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FBI 필라델피아 지국은 올해 초부터 중국인 남성을 공개 수배 중이다. 이 남성은 지난 2025년 1월까지 유학생을 상대로 사기를 벌인 주요 인물로 추정된다. 영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아시아계 남성으로, 검은 머리와 갈색 눈을 가졌다고 알려졌다.
FBI는 지난 5월 중국 유학생 ‘벤자민’이 피해자가 된 사례를 담은 공익광고 영상도 공개했다. 벤자민은 “중국 경찰이라는 사람에게 전화를 받고 큰 범죄에 연루됐다는 말을 듣고 겁에 질려 시키는 대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에 있는 해외 계좌로 거액을 송금하고, 다른 도시로 이동해 감시에 응하며 몇 주간 연락을 끊고 전자기기를 모두 넘겨야 했다. 엄청난 스트레스와 고통 속에 갇혀버린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FBI는 실종 신고를 받은 가족의 도움으로 벤자민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출처 및 사진 에포크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