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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세계 최대 수력댐 건설 착수

인도·방글라데시 ‘심각한 우려’ 표명

중국 정부가 티베트 지역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댐 건설에 본격 착수하면서,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에 따르면, 리창 국무원 총리는 지난 19일 티베트 고원의 얄룽창포강(Yarlung Tsangpo River)에서 열린 착공식에 참석했다. 얄룽창포강은 히말라야 산맥을 따라 티베트 고원을 흐르며, 이후 인도 아루나찰프라데시와 아삼 주를 지나 방글라데시로 흘러 들어가 시앙강, 브라마푸트라강, 자무나강으로 이어진다.

이번 프로젝트는 ‘모토우 수력발전소’로 불리며, 완공 시 세계 최대 수력댐인 ‘싼샤댐’을 능가하게 된다. 예상 총사업비는 1조2천억 위안(약 1670억 달러)에 달하며, 발전 용량은 싼샤댐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당국은 이번 사업이 “생태 보호를 최우선하며 지역 번영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인도와 방글라데시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중국이 얄룽창포강을 통제하거나 수량을 조절함으로써 심각한 안보 및 생존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호주의 싱크탱크 로위연구소는 2020년 보고서에서 “티베트 고원의 강들을 통제하는 것은 곧 인도 경제를 압박할 수 있는 지렛대를 쥐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인도 아루나찰프라데시 주의 페마 칸두 주지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댐이 완공되면 시앙강과 브라마푸트라강의 수량이 심각하게 줄어들 수 있다”며 “중국이 이를 일종의 ‘물 폭탄’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댐이 건설되고 나서 갑작스레 물을 방류한다면, 시앙 지역 전체가 파괴될 수 있다. 특히 아디(Adi)족을 포함한 토착 부족들이 생명과 토지, 재산을 모두 잃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 외교부는 올 1월 성명을 통해 중국 측에 대형 댐의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자국과 방글라데시 등의 국가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장하며,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협의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인도는 시앙강에 자체 수력댐을 건설해, 중국의 댐에서 갑작스러운 방류가 이루어질 경우 이를 완충할 계획을 수립 중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중국은 얄룽창포강을 개발할 합법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글라데시 역시 지난 2월 중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댐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티베트 자치구의 험준한 협곡과 강줄기를 대형 수력댐 건설지로 주목해 왔다. 얄룽창포강이 남차바르와산을 돌며 급격히 방향을 바꾸는 ‘대회전 구간(Great Bend)’은 세계에서 가장 깊고 긴 협곡 중 하나로, 수백 미터의 고도 차가 발생하는 수력발전의 최적지로 평가된다.

과거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이 지역에 20km 길이의 터널을 여러 개 뚫어 강물 일부를 남차바르와 산맥을 관통해 우회시키는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리창 총리의 현장 방문 소식을 전하며, 기술진들이 “수로를 직선화하고 터널을 통해 물을 우회시키는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5개의 계단식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전기는 티베트 자치구를 넘어 중국 동부 지역으로 대거 송전될 예정이며, 이른바 ‘서전동송(西電東送)’ 정책, 즉 “서부의 전기를 동부로”라는 시진핑 주석의 국가 전략이 반영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댐 건설을 오염 감소와 청정에너지 확대, 티베트 지역 발전의 일환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인권운동가들은 이를 티베트 자원의 착취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또 다른 수력댐 건설을 반대하던 티베트 주민 수백 명이 구금되고, 일부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BBC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환경 단체들은 이번 댐이 티베트의 생물 다양성으로 유명한 계곡들을 침수시킬 위험성과, 지진대 위에 위치한 지역에서의 대규모 공사가 가져올 잠재적 재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출처 및 사진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