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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발로 동료경찰 숨지게 한 시카고 경찰…짧은 경력 속 ‘징계 전력’ 12건 

총격으로 동료를 숨지게 한 시카고 경찰관 카를로스 A. 베이커(24)가 불과 2년 반의 짧은 경력 동안 12건 이상의 비위 민원이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카고 경찰국에 따르면 베이커는 지난달 5일 밤, 사우스 사이드 그레셤(Gresham) 지역에서 무장 용의자를 추적하던 중 또 다른 무장 남성과 마주치며 혼란 속에 실수로 자신의 파트너였던 크리스털 리베라(27) 순경을 등 뒤에서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경찰 당국은 이번 사건을 ‘우발적 사고’로 보고 있다.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2021년 12월 경찰에 임용된 베이커는 수습 기간 중부터 총 5건의 불만민원을 받았으며, 이 중에는 첫 순찰 근무 당시 가택 침입범을 체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사례도 포함됐다. 또한 그는 2022년 말, SNS를 통해 알게 된 여성의 데이트 현장에 무단으로 찾아가 권총을 노출하며 위협한 혐의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피해 여성이 조사 협조를 거부하면서 해당 사건은 종결됐다.

시민단체 ‘인비저블 인스티튜트(Invisible Institute)’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6건 이상의 비위 민원을 받은 시카고 경찰관은 전체 5%에 불과하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베이커의 기록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시카고 경찰국은 베이커를 시카고 남부 그레셤·채텀 등지의 총기·마약 단속 및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전술팀’에 배치했다.

리베라 순경은 베이커보다 10개월 앞서 입사해 같은 전술팀에서 근무해왔다. 두 사람은 사건 당일 밤 8200 블록 사우스 드렉셀 애비뉴(South Drexel Avenue) 인근에서 총기를 소지한 남성을 발견하고 추격했으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남성이 베이커에게 총을 겨누자 혼란 속에 리베라를 오발로 쏘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카고 경찰에서 오발사고로 동료가 숨진 사례는 40년 만에 처음이다.

베이커는 경찰에 임용되기 전 미국 서던 유타대학 미식축구팀 선수로 활동했으며, 입사 후에도 틱톡에 제복을 입고 춤을 추거나 경찰 무전기를 이용한 영상 등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2023년에는 도난 차량으로 착각해 시민을 부당하게 수색·구금한 뒤 서류 작성 없이 석방해 5일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외에도 두 차례 예방 가능했던 교통사고에 연루돼 경징계를 받았으며, 현재도 5건의 내부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중에는 상급자 지시 불이행, 부실 수색 등의 혐의가 포함돼 있다.

베이커의 변호사 팀 그레이스는 “그날 밤 사건은 경찰관들이 위험을 향해 뛰어들 때 종종 발생하는 비극적 사고”라며 “베이커 순경은 깊은 슬픔을 겪고 있으며, 조용히 애도를 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포레스트파크(Forest Park) 소재 리빙워드 크리스천 센터(Living Word Christian Center)에서는 수백 명의 동료 경찰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리베라 순경의 영결식이 열렸다.

마이클 테이트 그레셤 지구대장은 고인에 대해 “팀 내 어머니 같은 존재이자 진정한 리더”라고 전했다. 래리 스넬링 경찰청장도 “리베라는 ‘강단 있는 경찰관’으로서 시카고뿐 아니라 전 세계에 헌신과 희생의 참된 본보기를 남겼다”고 추모했다.

<사진-시카고 경찰관들이 크리스탈 리베라의 관을 호위하고 있다/시카고 선타임스>